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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6

신체와 감각, 에너지의 영화_ 회고전으로 참석한 필립 그랑드리외를 만나다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

극장용 영화와 영상 설치작품을 넘나드는 필립 그랑드리외의 작업은 이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탐구한다. 그 세계를 좀 더 자세히 탐구하기 위해
필립 그랑드리외에게 오랜 관심을 보내온 김지훈 교수에게 진행을 요청했다. 두 사람이 나눈 철학, 예술, 미학에 대한 길고 열정적인 대화를 옮긴다.
(보다 상세한 기사는 <씨네21> 1054호 특집 기사에 수록됩니다.)



당신의 영화는 이미지 안에 담긴 신체와 감각뿐 아니라 영화의 신체 자체, 이미지의 감각 자체를 탐구한다.
나는 영화가 강력한 예술이라고 믿는다. 영화의 힘은 어두운 방, 침묵, 정지 이미지처럼 신체의 위치가 갖는 구조 못지않게 영화 안에, 영화 자체의 구조 안에 있다. 내레이션, 캐릭터, 스토리 등은 물론 모두 중요하다. 내가 실험영화 자체에 그다지 흥미가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요소들에 대한 질문은 프레이밍, 지속, 커팅, 조명, 사운드와 관련된 질문, 즉 영화 자체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어야 한다. 캐릭터와 이야기에 접근하는 문제는 감각에 대한 문제다.

당신의 아이디어는 앙토냉 아르토, 질 들뢰즈, 모리스 메를로-퐁티, 자크라캉의 프랑스 현대철학과 긴밀하게 연관된다.
그 모든 사상가들이 각각 다른 측면에서 나의 영화에 중요하다. 가령 들뢰즈의 철학은 강도와 정동에 대한 질문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시네마 1-운동-이미지> <시네마 2-시간-이미지> 못지않게 프란시스 베이컨에 대한 저서인 <감각의 논리>도 흥미로웠다. 불가능성으로서의 실재라는 라캉의 정신분석학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 모든 철학자들의 지적, 개념적 질문들과 영화에 대한 질문들을 흥미롭게 여기고 내 영화가 그것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 영화를 구상할 때는 철학자들의 개념과 사유를 의식하지만, 영화 제작 중에는 스스로의 느낌, 감각, 인상 속에서 작업한다.

일부 평론가들은 당신의 영화를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와 비교하기도 한다.
물론 내 영화는 여타 영화들보다는 린치의 영화들과 훨씬 가깝다. 그는 놀라운 감독이며 <로스트 하이웨이>(1996),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를 매우 좋아한다. 그렇더라도 린치 역시 재현의 질문, 미장센의 질문 안에서 작업한다. 비록 린치의 영화들에서 시공간이 처음과 끝이 연결되는 곡선처럼 표현되지만 내러티브가 구축하는 시공간이라는 차원에서는 여전히 고전적이다. 내 영화는 보다 혼돈스럽고 불편한 세계 안에 있고 그 세계에 어떻게 접근하는가를 탐구한다.

글 김지훈 중앙대학교 공연영상창작학부 교수·정리 송경원·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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